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ㆍ중 관세 전쟁의 서막이 오르면서 금값은 연일 치솟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 물가가 치솟고 경기는 침체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포렉스 라이브(Forex Live) 등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간)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온스 당 2845.48달러(약 414만 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 선물 가격도 치솟았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날보다 0.7% 상승한 2875.8달러로 고점을 다시 찍었다.국제 금융시장에서 금 가격은 2023년 10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5.5%까지 오른 때다. 미국 금리가 높으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금 가격은 약세이기 마련인데, 이 공식이 깨졌다. 그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 다각화 차원에서 금을 매입해온 것도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서방국가가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하면서 미 달러화 체제에 불안을 느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세계금위원회(WGC)가 68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곳 중 3곳(29%)은 향후 12개월 내 금 보유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2019년 8%에서 크게 상승했다. 금속정보업체 키트코 메탈스의 짐 와코프 수석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장 불확실성 초래,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금값은 올해 온스당 3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다만 올해 금값이 오르더라도 상승 폭은 제한적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금 가격이 고평가돼 있다는 견해가 우세한 만큼 가격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것도 금값을 진정시키는 요인이다. 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분산하는 자산이지만, 금리가 너무 높으면 금의 투자 매력은 줄어든다. 미 경제가 연착륙하면서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트럼프 정부의 정책 지원이 더해지면서 주식ㆍ가상자산 등으로 투자가 분산될 여지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지면 금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며 “다만 상승 폭은 한계가 있는 만큼 금 보유 비중을 과도하게 늘리기보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생각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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