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2023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규모 30위권 국가 통화 중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루블화를 제외하고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다. 2024년 11월~12월 한 달 간 루블·달러화 환율은 106.5루브에서 113.7루블로 상승했다. 가치 절하율은 –6.4%였다. 미 달러화 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6개 통화 중 유럽연합(EU) 유로화는 지난해 12월 –2.1%의 변동률을 보였고, 일본 엔화는 –4.7%, 영국 파운드화 –1.7%, 캐나다 달러화 –2.6%, 스웨덴 크로나화 –1.6%, 스위스 프랑화 –2.9% 등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경제규모 30위권 국가의 변동률을 봐도 중국 위안화 –0.8%, 인도 루피화 –1.3%, 브라질 헤알화 –3.3%, 멕시코 페소화 –2.2%, 호주 달러화 –4.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1.8%, 아르헨티나 페소화 –2.0% 등을 나타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 강세가 두드러진 시기였지만 원화 하락폭이 유독 두드러진 셈이다.원화 가치가 하락한 건 비상계엄 후폭풍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2월3일 주간거래를 1402.9원으로 마친 원·달러 환율은 계엄 선포 직후 야간 거래 장중에 1441.0원으로 급등했다. 이어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불임명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고, 30일에는 1472.5원으로 한 해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말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997년 말 1695.0원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연말의 급등세가 반영되면서 원화 가치의 절하율은 한 해 기준으로 봐도 매우 컸다. 원·달러 환율은 2023년 말 1288.0원에서 지난해 말 1472.5원으로 상승해, 원화가치는 한 해 동안 12.5% 하락했다. 이는 환율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절하율(-21.6%), 브라질의 헤알화(-21.4%) 등 중남미 국가들에 이어 6위에 해당하는 하락폭이다.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이 이어져 경기 침체 속 물가까지 오르는 경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은이 임광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우리 경제 구조상 고환율은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광현 의원은 “위법한 계엄령 선포에 따른 내란 정국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쟁 중인 러시아 수준으로 크게 절하돼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과중해지는 상황이다”면서 “극심한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이탈과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 수출 감소, 외화 부채 이자 부담 증가 등 당면한 경제 충격을 해소하고,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국제수지 균형을 이루는 시장 안정화 조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국정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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