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3분 컷’ 배달서비스, 스위기비결은 속도…평균 12.6분만에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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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으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인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국민들은 자유로운 일상을 보낼 수 없었고, 집에만 갇혀 지내야 했던 만큼 배달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이미 미국 아마존과 인도 타타그룹의 ‘빅 배스킷(BigBasket)’ 등 대기업이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하지만 자신의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하면 스위기를 그 어떤 플랫폼보다 더 크게 키워낼 수 있다고 확신한 마제티 CEO는 투자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총알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는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스위기를 인도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시킨 인물로 거듭났습니다.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 증시 상장에 나선 스위기는 퀵 커머스에 대한 접근 방식을 한층 정교화시키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나아가 경쟁사들의 사업까지 빼앗을 시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스위기가 노리고 있는 인도 시장은 매우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미개척 신대륙과 다름 없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14억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인도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식료품부터 최신형 아이폰까지 신상품 배달을 바라는 중산층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기반으로 점점 더 많은 인도 소비자들이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찾고 있습니다. 심각한 교통 체증과 더위를 자랑하는 인도에서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피해 손 쉽게 물건을 구하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기 시작한 것입니다.
스위기 식품마켓 부문 로히트 카푸어 총괄수석은 “인도 소비자들이 배달 서비스를 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과거의 유물”이라며 “최근 10년 동안 인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들은 편의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소비자로 거듭났다”고 블룸버그에 전했습니다.
마제티 CEO는 2014년 공대 동기인 난단 레디와 스위기를 설립했습니다. 자금으로 1만3000달러(약 1800만원)를 조달한 이들은 인도 벵갈루루의 한 번화가에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사업 시작 첫 해 스위기 사용자 수는 약 5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매년 급증해 2022년 3500만명을 넘어 올해 4680만명으로 늘었습니다. 현재 스위기는 인도 내 22만3000여개 레스토랑과 협력하면서 도시 전역에서 45만명의 배송기사들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앞선 콘퍼런스콜로부터 약 4년 뒤 급성장한 스위기를 보면서 마제티 CEO는 스위기가 인도 도시 전역으로의 확장을 주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3월 기준 스위기는 인도 퀵 커머스 부문에서 약 37%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막대한 인구를 보유해 전 세계 대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스위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속도’입니다.
IPO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스위기는 평균 배달 시간을 12.6분으로 줄였습니다. 다른 경쟁 기업들이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도시 외곽에 위치한 창고에서 물건을 실어 출발할 때, 스위기는 인도 전역에 600개가 넘는 소형 창고를 갖춰놓고 물건을 즉각 공수하고 있습니다. 해당 창고에는 채소와 같은 식품류부터 블루투스 스피커 등 전자기기까지 다양한 품목이 비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소비자가 스위기를 통해 주문을 접수하면 고객 거주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창고에서 직원이 상품을 준비해 신속하게 배달하는 시스템입니다. 이처럼 스위기가 배달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아마존 등 해외 기업들도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력투구 중입니다.
그러나 스위기가 추구하는 사업 모델이 모든 소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스위기 자체 인스타그램 페이지 등에는 배송 누락과 차갑게 식은 채 배달되는 음식 등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근로 환경 등에 대한 노동 단체들의 감시도 신경써야 할 부분 중 하나입니다. 배송기사 등 수십만명의 근로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퀵 커머스 산업은 노동 단체들이 항상 예의주시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근로자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충분한 복지와 처우를 보장받고 있는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입니다. 현재 인도의 반독점 감시기관은 퀵 커머스 간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스위기와 인도 최대 배달 플랫폼 ‘조마토(Zomato)’ 등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스위기가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스위기가 확장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조마토와 빅 배스킷이 인도 시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세탁기나 스마트폰, 가구 등 대형 제품을 필요로 하는 인도 온라인 소비자들은 보통 전자상거래 기업 ‘플립카트(FlipKart)’나 아마존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위기가 음식을 넘어 판매 상품 카테고리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경쟁 기업들의 투자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인도 사업에 11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한 아마존은 2030년까지 150억달러(약 21조원)를 추가로 쏟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플립카트 인수 등에 200억달러(약 28조원)를 투자했습니다.
마제티 CEO는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누가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현지 문화에 젖어들면서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고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