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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생박쥐,코로나바이러스검출
등록날짜 [ 2020년02월07일 ]



2020년2월6일 국내 야생박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한국도 동물과 인간의 공통전염병 감염에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야생동물로부터 질병 감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밀렵과 불법거래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무분별한 체험동물원과 동물카페 등의 영업을 시급히 중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6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지난해 5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내 야생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감시 현황 및 결과’를 보면 국내에도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박쥐의 사체와 배설물, 구강 내 샘플 등을 조사한 결과 전남에서는 샘플 189개 중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13개, 충북과 경북, 광주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각각 1개씩 검출됐다.

종별로는 관박쥐에서 양성으로 나타난 개체가 13마리로 가장 많았다. 문둥이박쥐, 집박쥐, 안주애기박쥐 등에서도 1마리씩 양성을 보였다. 국내 박쥐에서 검출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가능성은 희박했다. 다만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이가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발생에 있어 안심할 수 없고 야생박쥐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 존재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소는 박쥐만이 아니다. 흔히 살인진드기로 알려진 참진드기 매개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이미 국내에서도 매년 여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채준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국내 동물의 SFTS 바이러스 검출 현황’에 따르면 멧돼지, 고라니, 길고양이, 군견, 재래식 농장의 돼지, 소, 흑염소 등 다양한 동물에서 이 바이러스의 항원이 검출됐다.

SFTS는 진드기에게서 동물, 동물에게서 다른 동물이나 인간 등으로 전염되는 질병으로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 발생했다. 사람의 치사율이 평균 20%로 매우 높아 정부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신종 감염병으로서 치료제나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지만 국내의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탓에 SFTS 감염 사례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이 직접 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사례뿐 아니라 반려동물로부터 전염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실제 수의학 전문매체인 데일리벳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반려견이 이 질병에 걸린 사례가 4건 보고됐다. 지난달에는 한 임상수의사가 이 질병에 감염돼 치료를 받은 사례도 확인된 바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한 수의사가 진료한 고양이로부터 SFTS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은 사례가 보고됐다.

매년 겨울 가금류 농장과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는 조류인플루엔자 역시 상존하는 위협으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성 평가’를 보면 아직 국내에선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인체 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그러나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될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질병관리본부는 조류로부터 직접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성은 낮지만 면역이나 기저질환 등 개개인의 차이를 고려하면 인체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국제적인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들은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해 아시아의 야생동물 밀렵과 불법거래가 전 세계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야생동물 불법거래를 완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한국의 야생동물 불법거래 역시 활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의학적 근거가 미미한데도 야생동물의 한약재 사용이 여전히 만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보신문화로 인해 동물을 밀렵하고 유통시키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또한 개시장이나 체험동물원, 동물카페 등 시민들이 쉽게 노출될 생활환경 주변에도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만한 위험요소가 많다. 사각지대여서 시급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동물권행동 카라가 최근 확인한 결과, 개를 포함해 다양한 동물이나 동물 사체를 파는 상점이 집중된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여전히 꿩을 매달아 놓고 팔고 있다. 불법 도살된 개들의 신체 부위도 버젓이 판매된다. 칠성시장은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 등이 폐쇄된 이후 전국에서 개고기 판매 상점이 가장 집중된 곳으로 꼽힌다. 경주 안강시장 등과 함께 불법 개 도축시설을 갖춘 몇 안되는 시장이다.서울 청계천 등에서는 아무런 수의학적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여러 마리의 토끼나 새 등을 좁은 우리에 넣은 채 판매하기도 한다. 카라는 “동물복지는 물론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야생동물 거래 및 도살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전국에 산재한 재래 개시장 등의 전면 폐쇄 및 전업 유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농촌에서는 올무 등으로 야생동물을 밀렵해 식용으로 삼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녹색연합은 지난 3일 태백산국립공원 경계 밖 지역에서 밀렵도구에 걸려 폐사한 삵의 사체를 발견했으며 주변에서 다수의 올무를 확인했다.

지리산에 서식하던 반달가슴곰 ‘KM-55’도 2018년 전남 백운산으로 이동했다가 올무에 걸려 희생됐다. 최근에는 엽사들이 멧돼지를 사냥한 후 자가도축해 식용으로 삼는 것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인해 드러나기도 했다.많은 시민들이 경계심 없이 동물에게 노출되는 체험동물원과 동물카페는 최근 법적인 제한이 없는 상황을 틈타 우후죽순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들 시설 대부분이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동물들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병원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동물복지를 크게 훼손할 뿐 아니라 공중보건에도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등 동물보호단체와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공통전염병 감염 위험을 높이는 야생동물카페와 체험동물원 금지 및 야생동물 거래 규제를 촉구했다.이들은 “국내 사설동물원들이 체험을 빙자해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야생동물카페에서는 라쿤, 미어캣, 사향고양이, 파충류 등 여러 종의 동물을 한 공간에 전시하면서 동물 간, 동물과 인간 간 질병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동/정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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