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3월1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있었던 '그 때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탄핵 결정에 관여했던 9명의 헌법재판관은 이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당시 헌재를 이끌었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은 지난 2017년 모교인 서울대 초빙교수로 재직하다가 최근 물러났다. 박 전 소장은 탄핵심판 도중 임기가 끝나 파면 결정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박 전 소장에 이어 소장 권한대행 자격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했던 이정미 전 재판관 역시 모교인 고려대 석좌교수로 위촉됐다.

이진성 전 소장과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전 재판관은 지난해 9월 퇴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해 11월 각각 무궁화장,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이들 가운데 김창종 전 재판관은 지난 1일자로 모교인 경북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후학 양성 및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사건 주심을 맡아 변론 과정에서 날카로운 '송곳 질문'으로 주목받았던 강일원 전 재판관은 임기 중 대외 활동에 힘썼다. 국제적 헌법 자문기구인 베니스위원회 정위원과 헌법재판공동위원장을 지냈으며, 비유럽 국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집행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했다.

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다음달 6년 임기를 끝낸다. 이들이 속한 5기 재판부는 헌재에서 심판할 수 있는 탄핵과 정당해산, 권한쟁의, 위헌법률, 헌법소원 등 사건을 모두 경험했다.

국회 소추위원이었던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이용구 변호사는 그 사이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공무원이 됐다. 또 다른 청구인 측 대리인 황정근 변호사는 사법농단 중간책임자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변호를 하다가 최근 사임했다.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이었던 채명성 변호사는 지난 1월 '탄핵 인사이드 아웃'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채 변호사는 이 책에서 "거짓은 산처럼 쌓여갔다",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이렇게 허약한 줄 몰랐다", "모든 것은 드러나야 제대로 정리될 수 있다"며 탄핵 등 과정을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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