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추가폭로

정진태 | 기사입력 2019/01/21 [18:37]

김태우/추가폭로

정진태 | 입력 : 2019-01-21
중앙에 김태우 前 수사관

2019년1월21일 김태우 검찰 수사관은 대검찰청 징계위원회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았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재직 중 불거진 비위 혐의가 사실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감찰 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특혜 임용을 시도하고, 직무와 관련해 골프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특감반 활동으로 취득한 정보를 언론에 제공해 공무상비밀유지 의무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혐의로 청와대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상태다. 지금까지 참고인과 고발인 신분으로 네 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았다.

기자회견은 처음이다. 그간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간략하게 밝혀온 게 전부였다. 김태우 수사관은 자신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를 마련했다. 그의 변호인들도 “그간 잘못 알려져 있던 내용을 정정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혐의 부인이다. 도리어 김태우 수사관은 “표적 감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서 친여권 실세들에 대한 감찰 첩보를 지속적으로 생산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시간 가까이 회견문을 읽으며 결백을 호소했다. 또한 민정수석실 국가예산 횡령 의혹 추가 폭로했다.

특히 이날 회견에서 이목을 끈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허위 출장비 지급 내용이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에 이은 추가 폭로다. 김태우 수사관은 A사무관을 사례로 제시하며 특감반 내근직이 가짜 출장신청서를 작성해 “국민 세금을 허위로 수령했다”고 꼬집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A사무관은 지난 16개월 동안 최소 1,500만원 이상의 허위 출장비를 수령했다. 문제는 A사무관과 같은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우 수사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서도 비슷한 불법 사항이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직속 상관이었던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겨냥했다. “출장비는 반부패비서관실이 총무비서관실로 신청하는 것이므로 박형철 비서관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김태우 수사관의 주장이다. 비판은 계속됐다. 박형철 비서관이 특감반 출범 초기부터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관련 비리 정보도 가져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태우 수사관은 “나와 박형철 비서관 가운데 누구를 징계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지 제대로 심판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철 비서관은 김태우 수사관의 주장에 사실무근으로 해명했다. 국가예산 횡령 의혹을 산 특감반 출장비 허위 지급에 대해서도 “당시 내근직도 업무시간이나 퇴근 이후에 정보활동, 특감반원 감독업무, 개인적 네트워크 관리에 활동비가 필요해 지원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형철 비서관으로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태우 수사관이 공무상 기밀누설로 고발된 이후 자신을 끌고 들어가는 등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꼼수를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편, 김태우 수사관은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을 거듭 주장했다. 코리아나호텔 관련 이모 씨 자살 관련 동향, 홍준표 대선 후보의 자금 관련 동향, 고건 전 총리 장남의 비트코인 관련 사업 활동 등 민간인 정보를 거의 매월 보고했다는 것. “이런 사실로 볼 때 조국 수석은 민간인 첩보를 모두 보고받고 이첩하도록 승인, 결재해줬다”는 게 김태우 수사관의 설명이다. 그는 “청와대가 민간인 보고서를 이첩했다고 시인했으니 민간인 사찰을 시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 기자회견을 마친 김태우 수사관은 추가 폭로도 예고했다. 현재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익제보센터를 운영할 생각이다. 그는 “범법 행위에 대하여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밝혀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동/정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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