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드는농심,트랙터에뭉개지는배추

이영민 | 기사입력 2019/01/09 [18:14]

멍드는농심,트랙터에뭉개지는배추

이영민 | 입력 : 2019-01-09



"내가 키우고, 내가 갈아엎고…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소"

9일 생산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떨어진 가을배추를 산지에서 직접 폐기하는 전남 영암군의 한 농가 현장.

좁디좁은 시골길을 지나 영암군 신북면 모산리의 마을 가장 안쪽에 들어서자 1만㎡의 밭 위로 봉긋하게 올라온 배추가 가지런히 줄을 서 있었다.

흰색과 푸른색으로 싱그러움까지 느껴진 배추밭에 가까이 다가서니 이미 배추들은 겨울 추위에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한 달 전에는 수확해 출하됐어야 할 가을배추였다.

하지만 산지 가격은 특상품 배추 3포기가 들어있는 한 망에 1천600원밖에 쳐주지 않았다.

당시 배추 9천 포기를 출하한 이웃 농가는 인건비와 운송비 등 들어간 비용을 뺐더니 수익은 고사하고 1만5천원 손해를 봤다.

밭 주인인 유모(58)씨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장격리조치에 동참해 산지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기동/이영민기자]leeymta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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