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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국내허가
원희룡 제주지사, 녹지국제병원 '외국인만 진료' 조건부 허가
등록날짜 [ 2018년12월05일 ]


원희룡 제주지사가 '녹지국제병원은 외국인만을 진료 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를 했다'고 발표하면서 13년 논란 끝에 결국 영리병원의 빗장이 풀렸다. 원 지사는 5일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발표하고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 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 취지와 목적을 위반하면 허가를 취소하는 등 강력하게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해놓고 입장을 180도 바꾼 이유에 대해 중국 자본 손실문제에 다른 한중 외교문제 비화, 외국 자본에 대한 행정 신뢰도 추락, 사업자 손실에 대한 민사소송 문제, 이미 채용된 134명의 고용 문제, 토지 반환 소송 문제 등을 들었다.  원 지사는 또 일문일답에서 "정부나 국가기관이 인수해 비영리 병원이나 관련 시설로 이용하는 방안이 가능했다면 당연히 불허 결정을 내리겠지만 현실적으로 주체도 없고 재정이나 운영능력을 감당할 수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원 지사의 최종 결정으로 13년 논란 끝에 영리병원의 빗장은 결국 풀렸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지난 2005년 11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와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은 외국 영리의료법인의 설립을 허용했다.
이듬해 2월 제주특별법은 제정됐고 법인의 종류와 요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에 필요한 사항을 담은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도 만들어 졌다. 이에 따라 2006년 12월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이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신규 핵심프로젝트로 확정됐고 2008년에는 김태환 제주지사가 영리병원 추진의사를 공론화했다. 하지만 공공의료체계의 붕괴를 가져올 거라는 시민단체의 반발은 거셌고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앞서며 영리병원 추진은 중단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영리병원 도입에 적극 나섰고 보건복지부는 2015년 12월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제출한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 녹지측은 사업비 778억원을 들여 2017년 7월 제주헬스케어타운에 녹지국제병원을 준공했고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 134명도 채용한 뒤 같은해 8월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역시 영리병원 문제는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뜨거운 감자였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영리병원 반대 입장까지 분명히 하면서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2017년 11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네차례나 회의를 열고도 쉽게 결론을 못냈다.

심의회는 고민끝에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조건으로 한 허가를 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주도에 제시했다. 원 지사는 그러나 6.13 지방선거에서의 쟁점이 될 것을 우려해 선거이후로 결정을 미뤘고 불쑥 숙의형 공론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0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제주 녹지국제병원 불허를 권고했지만 원 지사는 공론조사위의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고도 끝내 조건부 개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녹지국제병원측은 내년 1월쯤 병원 문을 열 것으로 보여 영리병원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체계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시민단체와 의료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또 내국인 진료는 금지되고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조건도 법적 장치가 없어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 지사는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허가조건에 명시돼 있다면 의료법상 진료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며 "외국인으로 제한하고 내국인 진료는 하지 않도록 확약 받은 뒤 지도 감독을 하겠다"고 말했다. '병원측이 내국인 진료를 거부하지 않으면 기록이 남지 않아 관리 감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원 지사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외국 의료기관이 설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 허가권한도 도지사에게 있고 행정감독권도 제주도가 갖고 있다"며 "조사과정과 처분경과에 대한 내부지침을 명확히 해 병원측의 편법행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내 정당과 시민단체는 물론 전국 의료단체들이 원 지사의 퇴진까지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영리병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동/정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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