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유가·곡물가격 급등 등 정부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물가는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은 외식비, 서비스 물가 등을 전방위로 자극하고 있다.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대를 돌파한 지 두 달 만에 5%대를 넘었고, 당분간 5%대 상승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는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경기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국의 성장률도 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여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민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급등하는 물가와 소득 상황을 감안하면 이도 낙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슬로플레이션(저성장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2%대 성장은 침체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소득이 오르지 않은 분들은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은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예전과 달리 지금은 가계부채가 높기 때문에 금리가 크게 오르면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가 위축되고 나아가 기업 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다”며 “물가만 보면 금리 인상이 맞지만 가계부채를 감안해 신중하게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금융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저작권자 ⓒ 뉴스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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