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강 쾌투' 장충고,광주동성고 꺾고 청룡기 첫우승 이변연출

이영민 | 기사입력 2020/08/11

'박태강 쾌투' 장충고,광주동성고 꺾고 청룡기 첫우승 이변연출

이영민 | 입력 : 2020-08-11

                  우승한 장충고 선수들이 송민수 감독을 헹가래 치며 승리 표시 하고 있다



드라마 같은 승리였다. 우승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충고는 보란 듯이 이변을 연출했다. 장충고의 첫번째 청룡기 우승이었다.

장충고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광주동성고와의 결승전에서 투수 박태강의 호투와 착실한 기본기를 앞세워 9대7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장충고는 2년 전 청룡기 4강에서 광주동성고에 2대4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리턴 매치. 다시 만난 결승전에서 제대로 설욕하며 사상 첫 청룡기 우승을 거머쥐었다. 광주동성고는 2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장충고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특출난 에이스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냉정히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32강에서 만난 인창고를 상대로 점수차가 7점까지 벌어지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탈락 위기에서 14대12 역전승을 거둔 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차례로 강호를 격파하고, 1994년 이후 26년 만에 청룡기 결승 무대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2학년 에이스 박태강과 박정민이 있었다.

결승전에서도 행운이 따랐다. 당초 10일 열린 결승전에선 박태강과 박정민은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8일 세광고와의 준결승전에서 각각 73구, 72구를 던졌다. 투구수 제한 규정으로 이틀의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2회초 1사 1, 2루 광주동성고의 공격 찬스에서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를 이어갈 수 없었다. 중단된 끝에 서스펜디드 결정이 내려졌다. 마침 장충고도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6점을 뽑아내 6-2로 앞선 상황이었다.

이틀에 걸친 승부에서 운좋게 2학년 에이스들을 가동한 끝에 장충고가 웃었다. 6-3으로 리드한 2회초 1사 만루 기회에서 좌완 투수 박태강이 등판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내줬으나, 이준범과 박 건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난타전이었던 경기를 순식간에 투수전으로 이끌었다. 3회 김성도에게 적시타를 맞아 5-7로 추격을 당했다. 하지만 이후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상대 타자들의 바깥쪽을 공략하는 절묘한 변화구로 이닝을 지워갔다.

박태강은 5⅔이닝 2안타 4사구 6개,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투수로 등판한 박정민은 2이닝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힘을 보탰다.

우수투수상을 수상한 박태강은 "사실 어제 비가 와서 중단됐을 때, '제발 비야 쏟아져라'라고 생각했다. 늘 기도를 하고 자는데, 기회를 주신 것 같다"면서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좋다. 또 명문인 장충고에서 이렇게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기동/이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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