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주범'김봉현'체포

경찰, 김봉현 은신처서 수억원대 현금 압수

정덕영 | 기사입력 2020/04/25 [02:45]

라임사태/주범'김봉현'체포

경찰, 김봉현 은신처서 수억원대 현금 압수

정덕영 | 입력 : 2020-04-25


김봉현 검거

2020년4월24일 경찰이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들을 전격 체포하면서 진상 규명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았다. ‘라임을 살릴 회장님’으로 불린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각종 횡령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다. 김 전 회장과 관련된 각종 로비 의혹의 실체가 규명될지도 주목된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이 검거된 은신처에서 현금 수억여원이 담긴 가방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른 도피자금이 있는지 추적 중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검거한 김 전 회장을 24일 강도 높게 조사했다. 4개월 간 도주해왔던 김 전 회장에 대한 검거작전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경찰은 라임 자금이 투입됐던 수원여객에서 회삿돈 16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김 전 회장을 추적해왔다. 전문 검거팀만 20명 가까이 투입됐다. 경찰은 최근 김 전 회장 최측근의 가족과 ‘제3의 인물’ A씨가 접촉한 정황을 포착했다. A씨를 주시하던 경찰은 그가 김 전 회장과 만나는 장면을 CCTV로 확인했다. 경찰은 전날 김 전 회장의 행선지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로 좁혔고, 잠복근무에 들어갔다.

23일 오후 9시 잠복하던 경찰 앞에 김 전 회장이 나타났다. 콜택시를 불러서 이동하려던 그는 형사들이 다가가자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하기도 했고, 몸싸움까지 벌인 끝에 체포됐다. 경찰이 들어간 빌라 은신처에는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도 머무르고 있었다. 이 전 부사장은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창문을 통해 달아나려던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도 붙잡았다.

심 전 팀장은 라임의 주요 투자 구조를 처음 제안했던 ‘이종필 사단’으로 꼽힌다. 심 전 팀장은 라임 자금이 투자된 코스닥 상장사로부터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24일 라임 사태에 직접 연관된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의 신병을 경찰로부터 인계받아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수원여객 횡령 사건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검찰도 조만간 김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향후 서울남부지검에서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뇌물공여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행정관은 ‘동향 친구’인 김 전 회장으로부터 법인카드 등 뇌물 49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됐다. 그는 라임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도 있다. 김 전 회장은 또 라임 자금 595억원이 투입됐던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에서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측근들을 통해 재향군인상조회 인수와 매각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향군상조회 자산 290억원이 사라지는 과정에 김 전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김모(58)전 향군상조회 대표가 향군상조회 자금 152억원을 빼간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이 향군상조회 인수를 위해 로비를 어마어마하게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도 검찰은 확보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그간 자신의 주변에 ‘정·관계 모임을 꽉 잡고 있다’고 자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관련된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행정관을 제외하면 아직 구체적인 금품 수수 정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김 전 회장의 발언에 일부 허풍도 섞였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동/정덕영.정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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