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권력에 맞선 필리핀·러시아기자 공동수상

이영민 | 기사입력 2021/10/11 [12:16]

노벨평화상,권력에 맞선 필리핀·러시아기자 공동수상

이영민 | 입력 : 2021-10-11

 


[뉴스줌=이영민기자] 권력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킨 필리핀과 러시아의 두 언론인이 2021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마리아 레사(Maria Ressa)는 CNN 기자 출신으로 ‘Rappler’(래플러)라는 언론사를 창립해 두테르테 정권의 폭력성을 고발해왔고 드미트리 무라토프(Дмитрий Андреевич Муратов)는 ‘노바야 가제타’(Новая газета, ‘새로운 신문’이라는 뜻)라는 언론사 설립자로 동료들 죽음이 잇따랐음에도 러시아 푸틴 정권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1935년 독일의 카를 폰 오시에츠키(Carl von Ossietzky) 기자가 언론인으로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적 있다. 카를 폰 오시에츠키 기자는 1920년대 전쟁과 무장을 반대하는 평화주의 기사와 논설로 주목받은바 있다. 또한 2011년 예멘의 언론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타우왁쿨 카르만(Tawakkul Karman)이 예멘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아랍권의 민주화운동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적있다.

노벨위원회는 8일 “민주주의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대해 마리아 레사와 드미트리 무라토프에게 2021년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그들은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한 조건에 직면하고 있는 세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들의 대표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마리아 레사는 탐사 저널리즘 디지털 미디어 매체인 ‘Rappler’를 공동 설립했다. 레사는 1963년 생으로 CNN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수석기자로 일했었다. 노벨위원회는 “언론인이자 래플러의 최고 경영자로서 레사는 그녀 자신이 표현의 자유를 두려워하지 않는 옹호자임을 보여주었다”며 “래플러는 두테르테 정권의 살인적 약물 반대 운동에 비판적 관심을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정권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노벨 위원회는 “사망자 수가 너무 많아서 이 캠페인은 자국 국민들을 상대로 한 전쟁과 유사하다”며 “레사는 소셜 미디어가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반대자들을 괴롭히고, 대중적 담론을 조작하기 위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수상자 드미트리 안드레예비치 무라토프는 1993년 독립 신문 노바야 가제타를 설립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1995년부터 총 24년 동안 이 신문의 편집장을 맡아왔다. 노벨위원회는 “노바야 가제타는 오늘날 러시아에서 가장 독립적인 신문”이라며 “이 신문은 사실에 기반을 둔 저널리즘과 직업적 성실성으로 인해 다른 언론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 러시아 사회의 검열 가능한 측면에 대한 정보의 중요한 원천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노바야 가제타는 1993년 설립된 이래 러시아 정부의 부패, 경찰 폭력, 불법 체포, 선거 사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발표했다.

노바야 가제타의 기자들은 괴롭힘, 협박, 폭력, 살인을 당하기까지 했다. 이 신문이 창간된 후, 체첸 전쟁에 대한 폭로 기사를 쓴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자를 포함해 6명의 기자가 살해됐다. 살해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무라토프 편집장은 이 신문의 기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노바야 가제타의 안나 폴리트코스카야는 2006년 체첸 공화국의 인권 유린과 총리의 고문만행 기사를 마무리하던 날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 노바야 가제타의 아나스타샤 파보로바 역시 2009년 신 나치 관련 취재 도중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




▲러시아 언론인 죽음에 대한 미디어오늘 만평.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벨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를 가리켜 “이러한 권리는 민주주의와 전쟁과 갈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며 “마리아 레사와 드미트리 무라토프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는 것은 이러한 기본권의 보호와 방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없다면, 우리 시대에 성공하기 위한 국가 간의 우애와 군축, 그리고 더 나은 세계 질서를 성공적으로 증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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